불교계, 민족문화 수호를 넘어 진보적인 민족문화 창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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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민족문화 수호를 넘어 진보적인 민족문화 창조를 제안한다.
#1. 불교계의 수난이 아니었다. 우리 민족문화의 재앙이었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지닌다. 자연계라는 것 혹은 생태계라는 것은 바로 이 개성들의 향연이다. 하물며 사회나 국가의 독자적인 문화는 더 따져 무엇하겠는가? 다양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사회 혹은 글로벌은 끔찍하게 획일하되고 폐쇄적으로 변할 것임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역사가 곧 교류사 임을 상기해보았을 때, 문명의 진보란 결국 개성과 개성의 결합 혹은 창조에서 기인한 것이다.자신의 개성을 지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사회가 갖는 민족적 문화적 개성을 지켜나가는 것은 세계시민으로서의 수행해야할 과업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잠시 상상을 해보자. 로마의 바티칸 성당 혹은 중국 곡부의 공묘나 대성전은 카톨릭이나 유교라는 종교에만 담아낼 수 없는 가치가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상해보라. 타종교라는 이유로 바티칸성당 밟기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 혹은 곡부의 대성전이 무너지길 기도하는 모습을...상상이 가는가? 전 세계 어느누가 이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한국의 사찰 하나하나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단순한 종교적 사원, 그 이상의 -경제적 가치로 환원할 수 없는- 가치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상식이며 부정될 수 없는 진리이다. 오직 한 군데, 바로 한국만 제외한다면...
이명박 정부 집권 이전 부터, 불교의 수난은 이미 예견되었다. 집권이후의 상황은 굳이 설명하기 싫을 만큼 악의적이었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까지 특정종교 혹은 특정교회를 기반은 그에 지지를 집중시켜 준 곳이다. 예상대로 이 대통령의 집권 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발언들이 언론을 통해 연신 보도되었고, 특정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의 권력화 현상 역시 더욱 가중되기에 이르럿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각종 종교편향 사건에 대해 인내에 인내를 거듭하던 불교계는 지난 2008년 8월27일 시청 앞 광장에서 결국 폭발했다. 1만여 명이 넘는 스님과 20만에 달하는 불자들이 정부의 종교편향 정책을 규탄하는 법회를 사찰경내가 아닌 야외에서 여는 한국불교 역사상 초유의 범불교대회를 개최된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공공 영역에 대한 종교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생각되어졌다. 하지만 그것은 변한건 없었다. 심지어 결과적으로는 특정부분에 있어서는 이것들이 더욱 가속화되었고 더욱 은밀해졌다.
▶지난 12월에 걸려진 현수막. 정부 및 여당에 대한 불교계의 입장을 선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범불교 대회 이후의 최근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결정적으로 2011년 예산안 날치기 사건은 불교계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짓밟아 버렸다. 땅밟기 사건이라는 매우 도발적인 사태에도 너그러이 표용하려 했던 불교계가 전면전을 선포하기에 이른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불교에 대한 이해의 차원을 떠나 민족구성원으로서의 전통문화에 대한 무지를 비판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조계종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100일 결사’에 들어갔었다. 정치권력 혹은 특정종교의 반상식적인 행위는 불교계에 위기를 주었지만, 사실 그리 부정적인 것만도 아니다. 이를 통해 불교는 스스로 깊은 각성에 이르게 만들어 주었고 또 내부적 자성을 통한 대중으로의 접근을 이끌어 준 기회를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렇다면 2011년 불교계는 민족문화를 위해 무엇을 할 예정인가?
#2. 2011년, 민족문화 수호에 대한 불교계의 방향
새해 벽두부터 조계종은 민족문화에 대한 왜곡된 의식, 편향된 종교적 이해와 종교 갈등 조장, 국민과 사회적 소통을 거부한 일방통행의 국정운영 등을 비판하며 정부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2011년 불교가 해야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조계종은 지난 1월 10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1080배 정진’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에서 조계종은 종교의 자주성 회복과 민족문화에 대한 초종교(超宗敎)적 인식적 전환을 호소하였다. 그리고 이어사 11일 성도재일(成道齋日ㆍ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날, 음력 12월8일)을 맞아 일제히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성도재일 법회'를 봉행했다. 지난 그리고 지난 26일 자승스님의 담화문이 발표되면서 불교계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강추위속에 지난 1월 10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1080배 정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부의 종교편향이나 템플스테이 예산이 아니다. 정부가 불교를 쉽게 보는 것은 우리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탓만 할 때가 아니다. 종단이 이 시대에 필요한 역할을 해내 존경받고 신뢰받는 것이 급선무다.”
담화문에서 자승스님은 범종단적인 "자성과 쇄신결사"를 제안하였다. 이는 60여 년 전 ‘봉암사 결사’ 이후 한국불교사에 남을만한 획기적 전환의 계기가 되는 ‘결사’의 정신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그 핵심으로 ‘민족문화수호 활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한국 불교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한편, 신회받는 국민의 종교로 거듭나야 할 것을 천명하였다. 담화문에 의하면, 종단은 각 교구별, 지역별 ‘민족문화수호위원회’ 결성을 통해 불교계와 더불어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하여다. 즉 이 일의 목표는 불교 본연의 모습을 확립하고 종교적 가르침을 바로 세워 나감과 동시에 민족문화를 바로 인식하고 스스로 보호해 나가는 모습을 스스로 갖추는 것이다. 자승스님의 담화문은 사뭇 비장함이 느껴지기까지 하다. 그만큼 한국불교의 종교지형의 상황이 안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3. 민족문화수호를 위한 노력, 늦었지만 무뎌지지 않기를
민족문화수호를 위한 불교계의 전위부대가 될 민족문화수호위는 종단 차원을 넘어선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저변확대와 공감대형성을 위해 전면적으로 나설것으로 보인다. 교구본사와 지역별 조직구성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지난 21일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에서 최초로 ‘민족문화수호위원회’가 발적되었는데 24개 교구본사의 각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역별 조직을 구성할 예정이다.더불어 불국사 석가탑 균열 등 부실 관리되고 있는 성보 문화재들에 대한 대응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 2월18일에는 낙동강 낙단보 마애불 앞에서 법회도 준비하고 있다.
▶낙동강 낙단보에서 발견된 마애불, 마애불이 울먹이는 것처럼 보인다.
종단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위와같은 일을 추진한다는 것에는 두손 두발들고 찬성할 일이다. 하지만, 문화재보호에 대한 관리부족에 대한 책임의식을 문화재청에만 돌려서는 아니된다. 다시말하면, 불교스스로가 불교문화재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나 연구를 위한 인적인프라가 부족했음을 통감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문화재를 넘어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불교 고유의 의식이나 문화전반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과 보존방향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를 또한 바란다. 이 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게 높아진 이상 불교 스스로가 갖고 있는 불교문화를 좀 더 국민에게 친숙하고 의미있게 소개해 줄 수 있는 자체적인 힘을 소유하게 되기를 바란다. 전승은 반드시 창조를 수반해야 한다. 전승을 위한 전승은 무의미하고 넌센스하다. 생각해보라. 민족문화의 전승과 창조 없는 불교를. 알멩이 없는 껍질에 불과하지 않는가? 칼 없는 칼자루에 불과하지 않는가? 금년의 불교계의 행보에 더욱 귀추가 주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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