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 개방적 사고로 민족과 소통하라.
11번째 강의의 주인공이신 정웅기 재가연대 사무총장
지난 7월 9일에 열린 종교평화 블로거 양성교육 13번째 시간. 금번에는 ‘정웅기’(재가연대 사무총장)총장의 강의로 진행되었다.
강의는 기존에 계획된 ‘한국사회 종교지형의 변화’의 주제를 넘어 한국의 종교로서 불교는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주제로 강의와 질문이 오고갔다. 교육장이었던 만해NGO교육센터는 종교평화 블로거들의 뜨거운 열기에 더위도 비켜간 것 같았다.
민족보다 앞선 지역적 환경의 이해
최근에는 지역과 인종적 특성을 기초로, 사상과 철학 그리고 종교를 연구하는 경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추세이다.
다시 말하면 왜 유일신 사상이 사막에 뿌리를 둔 샘(Sem)족에서 나왔고 불교가 왜 무더운 인도에서 탄생되었으며, 유교가 왜 대륙의 중심인 중국에서 탄생되었는지는 등의 연관성을 지역적 환경에 따라 분석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유교를 받아들였지만 한·중·일 삼국이 수용한 유교적 가치는 사로 같지 않습니다. 중국은 의(義)를 기반으로 하는 도덕적 책임감을, 한국은 예(禮)를 중심으로 명분론적 사회 시스템을, 그리고 일본은 충(忠)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적 주종관계를 수용하였습니다.”
정웅기 총장은 먼저 종교를 이해하기에 앞서 우리가 살고 있는 방식과 삶의 유형들을 이해해 볼 것을 제안하였다. 그래서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자연환경에 의해 삼국은 어떻게 다른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살펴보았다.
삼국이 각기 다른 가치를 수용한 것은 다름 아닌 지역적 특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는 나아가 민족적 특성을 잘 살필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같은 기독교가 전래되었어도 한국을 제외한 일본과 중국은 기독교 인구가 1%도 되지 않는다. 불교 역시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불교의 양상은 확연하게 구분되는 지점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종교는 그 지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민족에 대한 무지(無知)로부터 발생된 폐해는 과거 제국주의 시대의 기독교전래만 보아도 확연하다.
강의를 통해 21세기 한국사회에서의 종교는 이제 민족에 대한 새로운 가치정립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종교평화 블로거들과 공유하게 되었다.
진지한, 너무도 진지한 자세로 경청중인 종교평화 블러거들
민족을 다시 묻는다.
강연에서 정총장은 줄곧 우리에게 ‘민족’은 어떤 것인가 하는 화두를 던졌다.
‘지구마을’시대에서 민족은 이제 한낱 거추장스러운 낡은 이념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며 더욱 새롭게 조명되고 보존되어야할 가치인가?
“좌도 우도 ‘민족’이라는 단어사용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좌(左)라고 하는 진보 진영에서는 보수적 수구세력으로 비칠까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리도 우(右)라 불리 우는 보수 세력 들은 반 제국주의적 정서로 인해 사용하기를 꺼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서 속에 민족이라는 단어가 갖는 이미지가 있지 않습니까?”
정총장은 ‘불교에서 민족이란 무엇인가?’ 하는 주제로 강의를 계속 이끌어 나갔다. 문화재의 70% 이상이 불교와 관련된 것인데 불교가 우리 민족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을 강설하였다.
단순히 민족적 입장에서가 아닌 21세기적 사고로 새롭게 발견하고 조명하며, 올바른 가치를 부여하자는 의미의 발언이었다.
사실 불교는 우리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종교이다. 하지만 불교는 이미 세계종교로서 탁월한 이론가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불교가 조선반도에 심어졌을 때는 이미 그것은 인도의 불교가 아니다. 조선반도의 불교이다.
즉 불교가 우리 민족의 정서와 맞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의 역사적 축적을 거듭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불교는 우리 민족의 일상과 다분히 가깝게 접목되어 우리 문명을 발전시켰다.
그 결과가 바로 사찰의 문화재이다.
불교 문화재가 무엇인가? 절 그 자체가 우리 민족의 문화재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가 민족의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넌센스하다 할 수 있다.
아찔한 일부 기독교인의 민족문화 훼손, 그리고 불교
강의에서 정총장은 단군상의 머리를 자르고, 지방의 모든 민간신앙을 근절하며, 나아가 역사를 왜곡하기에 이른 일부 철부지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또 그들이 왜 그래야만 했는지 자세히 알려주었다.
이에 어떤 블로거는 “가슴이 무거워지는 심정이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 하였다.
기독교인들의 민족문화 훼손에는 그들의 신앙에 바탕을 둔 배타적 사고방식에 기인하는 것이지만 그 근본에는 민족에 대한 무지(無知)가 존재한다.
정웅기 총장은 민족적 의미를 불교와 기독교의 대결이 아닌 민족문화 전반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문제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불교 역시 문화재 보호라는 틀을 넘어 좀 더 민족의 정서와 역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키워야 함을 강조하였다. 즉 불교는 변화되는 시대를 맞아 민족의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며, 민족의 정서에 더욱 호소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사실 불교는 우리 민족과 1,600여년을 살아왔다.
불교가 이 민족에게 받은 만큼 이제 불교는 민족에게도 돌려줘야하는 사명을 자동으로 갖게 되는 것이다. 세계화시대를 통해 과거의 민족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다.
아직도 전 세계의 모든 분쟁의 복판에는 여전히 ‘민족’의 문제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진행형이며 갈수록 더욱 과격해지고 있고 더욱 치열해 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환경으로 미루어 민족의 문제는 불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한국의 종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할 중요한 숙제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기성종교(기독교와 천주교)의 보여주는 민족적 문제의식은 매우 미비하다. 나아가 일부 철없는 기독교인들은 문화 및 역사 파괴를 무공훈장처럼 여기고 있다. 민족의 문제라는 바다에 홀로 서 있는 불교, 그 행로가 부디 난항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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