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황사 간화선 수행 프로그램 한 여름 밤의 꿈같은 일주일, 그 흔적
미황사 간화선 수행 프로그램 한 여름 밤의 꿈같은 일주일, 그 흔적 종교평화 행사소식
|
미황사 간화선 수행 프로그램
한 여름 밤의 꿈같은 일주일, 그 흔적
세상에는 아름답다는 말이 넘쳐난다. 어쩌면 조금은 흔한 말이 되어버린 그 말.
아! 름! 답! 다!
하지만 아름답다는 수식어가 오히려 부끄러워지는 곳이 있다. 해남 땅 끝에 위치한 미황사가 바로 그 곳이다. 대웅전을 등지고 앞마당에 서면 서해 바다가 펼쳐져있고 대웅전 뒤로는 달마산이 병풍처럼 그 신성한 기운을 머금고 서 있다. 바로 이렇게!!
이 아름다운 도량에서 안국선원의 수불 스님 , 상도선원의 미산스님 , 미국 햄프셔대 비교종교학과 교수 혜민 스님을 모시고 한국 불교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간화선 수행프로그램이 일주일간 진행되었다.
이번 간화선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정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 곳 대한민국 땅 끝 해남에 모였다는 것이다. 국적 , 연령 , 직업 , 사연 등 같은 카테고리 안에 넣을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이 수행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되었다. 브라질에서 온 여행가 잉글리드 슈나이더 님, 영국에서 온 사진작가 사이먼 님, 미국 - 캐나다 - 호주에서 유학 중인 젊은 친구들 , 고등학교 1학년 최연소 참여자 현상훈 군 , 국내 유수 대학의 교수님들 , 현직 국회의원 , 승가대 스님들 국내 대학생 등 80명이 넘는 이 인원을 설명하기엔 사용해야 할 수식어도 카테고리가 너무 많아진다.
게다가 참가자들이 믿고 있는 종교 또한 다양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의 성격이 한국불교 수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모두들 온전히 평온하고 행복한 시간들을 꾸려나갈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식사시간을 지키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하게 정해진 시간표라는 게 없었다. 수행 도중 잠이 오면 잠시 쉬거나 경내를 산책했고 취침시간 또한 정해진 바가 없다. 이는 수불 스님의 간화선 지도 방침이다.
불교를 처음 접한 이들을 위해서 사찰 내의 간단한 예절 , 절 하는 법 등만 소개하고 예불에 참여하는 바 없이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좌식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을 위해서는 의자에 앉거나 쿠션 등 가부좌 자세를 변형한 채로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수불 스님은 간화선 체험 첫날 ‘내가 손가락을 튕긴다면 이 행동은 무엇이 이렇게 하도록 한 것입니까?’ 라는 화두를 참가자들에게 던졌다. 그리고 수행에 참가한 이들은 이에 답을 찾기 위해서 화두를 붙들고 용맹정진을 했다. 참가한 이들은 대체적으로 하루 , 4일, 7일을 주기로 각자 특별한 체험을 했다. 수행에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는 간화선 초보자인 필자의 식견이 부족하여 생략하기로 하겠다.
하나의 공통된 과제에 답을 찾듯이 모든 참가자는 있는 힘껏 수행에 매진했다. 그리고 그 답을 찾은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이 생겨났고, 미리 그 과정을 마친 이들은 묵언 수행을 풀고 달마산을 등산하기도 했고, 미황사 천년 옛길을 다녀오기도 했으며 참가자들끼리 서로 친분을 쌓아갔다. 중간에 낙오되는 이가 거의 없이 시간의 차이는 좀 있었으나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방식과 길로 자신의 참모습을 체험하였다.
수행 마지막 밤에는 참가자, 봉사자가 모두 모여 차담을 가졌다. 힘든 과정을 함께한 이들은 진심으로 서로를 축하해주었고 이 수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보이지 않은 곳에서 묵묵하게 자원봉사를 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사정이 있어 먼저 하산을 한 참가자를 제외하고 차담에 참석한 인원은 족히 60명은 넘었는데 그토록 다양한 사람들의 소감에는 하나 같이 ‘참 자유롭고 행복하다’ ‘지도해 주신 스님들께 감사드린다’ 동일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온전히 하나됨을 느낀다. 자신 스스로가 충만해져 자비심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자신의 행복이 함께 할 수 있었던 모든 이들 , 존재 덕분임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정말 한 여름밤의 꿈처럼 너무나 달콤했던 시간들이 흘러간 것이다. 하지만 여느 꿈처럼 허무하거나 씁쓸하지 않다.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던 그 체험이 느낌이 그 기억이 여전히 지금 여기에 함께 하기 때문이다.
======================================================================================
상도선원 http://cafe.naver.com/sangdomeditation
안국선원 http://www.ahnkookzen.org 은 간화선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중에 있다.
관심있으신 분은 각 사찰의 홈페이지를 참고 바란다.
본인 블로그의 짦은 글과 사진이다.
동아일보 [해남 미황사서 禪수행 외국인들 만나보니…]“30시간 날아와… 끝까지 용맹정진”
http://news.donga.com/3/all/20100722/30038252/1
참고로 외국인 참여에 중점을 두고 작성된 기사이다.